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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다, 잘될 거야."
이 말에 나는, 진심으로 위로받아본 적이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말에 한 번도 안도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 도리어 조금 상처가 됐던 적은 있었다.
'지금 내 말 다 들었어? 대충 듣고 아무렇게나 말하고 있는 거 아니지?' 그 말이 너무 공허하게 들려서 어쩐지 좀 억울했달까.
어쩌면 내가 삐뚤어진 걸 수도 있고, 지나치게 세상에 찌든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삶을 겪어갈수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다 잘될 거야.' 그 말만으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는 생각.
- <희한한 위로> 중에서 -
사람들은 왜 이렇게까지 '나만 힘든 사람'이 되고 싶어 하는 걸까?
나만 힘든 사람들은 또한 대부분, 자연스럽게 그다음 순서인 "그래도 너는..."이란 말로 넘어갔다. '그래도 너는 결혼도 안 하고 혼자 사니까 얼마나 편해. 그래도 너는, 회사도 안 다니고 자유롭게 일하니 얼마나 좋아. 아파도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랑 똑같니?'
화제를 돌려볼까 영화 얘기를 꺼내도, '그래도 너는, 영화 볼 시간도 있어 좋겠다.'
괜히 식물 얘기를 꺼내도, '그래도 너는, 여유가 되니까 화분도 들여놓고 그렇지.'
그래도 너는, 그래도 너는, 그래도 너는...
- <나도 그래, 그래도 너는...> 중에서 -
[감상]
작년에 읽고 올해 다시 읽었다. 첫 장부터 또 울컥했다. 아무래도 비슷한 경험, 생각을 한 적이 있기 때문일 거다.
강세형 작가의 책을 읽다보면 '나도 저런 생각한 적이 있는데'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래서 신작이 나오면 항상 읽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는 매년 다시 읽는다. <희한한 위로>도 몇 번이고 또 읽을 것 같다. 다음에 읽을 때는 한 챕터씩 곱씹으면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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