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다카야나기 발레단 사무실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는 하루코라는 여자 발레리나로, 그녀의 말에 따르면 피해자가 무단으로 사무실에 침입했고, 그가 그녀를 덮치려해서 우발적으로 꽃병으로 내리쳤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 사건은 정당방위에 의한 살인이었다. 하지만 피해자의 신원이나 사무실 침입 동기가 밝혀지지 않아 하루코는 일단 경찰에 구류조치되었다.
하루코 사건으로 발레단 분위기는 뒤숭숭해졌다. 형사들이 현장조사를 이유로 발레단을 계속해서 드나들고 단원들에게도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던 것이다. 하지만 조만간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이 있어 발레단원들은 연습을 게을리할 수 없었다.
두번 째 살인사건이 일어난 건 바로 그 <잠자는 숲속의 미녀> 공연 당일이었다. 개막을 앞두고 총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연출자인 가지타가 갑자기 쓰러진 것이었다. 단원들이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끼고 그에게 달려갔을 때는 이미 사망한 뒤였다.
경찰은 연이어 일어난 두 사건의 연관성을 고려했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두 사람 사이에 '뉴욕'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던 것이다. 즉 하루코에게 목숨을 잃은 남자는 과거에 뉴욕에서 미술을 공부했던 사람이었고, 가지타는 뉴욕 발레단에서 공부 중인 단원들의 상황을 보기 위해 뉴욕에 체류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감상]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두 건의 사건이 더 등장하는데 한 건은 미수에 그쳤고 한 건은 자살이었다. 이 사건들 역시 앞의 두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
결국 모두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려다 일어난 일들이었다. 발레를 잘 하고 싶어서, 프리마돈나를 지켜주고 싶어서, 그리고 친구를 지켜주고 싶어서 저지른 일들이었다. 그래서 안타까운 결말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가지타가 한 행동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가 한 행동은 1인자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2인자는 얼마든지 희생시켜도 좋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었기 때문이다. 범인이 느꼈을 배신감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잠자는 숲>은 가가 교이치로 형사 시리즈로 92년 즈음에 나온 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에 나왔다가 2019년에 다시 출간되었다. 읽다보니 책을 쓰면서 작가가 발레공부를 꽤 많이 했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특히 발레리나들의 협소한 인간관계나 생활에 대한 이야기는 직접 인터뷰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히가시노 작가의 추리물은 대부분 사건과 그 전후상황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술술 읽히는 것 같다. 이번 책도 그래서 금방 읽을 수 있었다.
(드라마 '잠자는 숲'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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