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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에도 간다 미시마초에 있는 주머니 가게 미시마야는 조금 특이한 괴담 자리를 마련해 왔다.
이야기꾼 한 명에 듣는 사람도 한 명, 한 번에 하나의 이야기를 청하여 듣고, 그 이야기를 결코 바깥에는 흘리지 않으며, "이야기하고 버리고, 듣고 버린다." 이것이 미시마야의 특이한 괴담 자리의 정취이다.
3년쯤 전, 만주사화가 피는 계절에 주인 이헤에가 초대한 손님의 신상 이야기로 시작된 이 특이한 괴담 자리는, 처음 듣는 역할을 맡았던 조카 오치카가 근처 세책상에 시집을 간 후 차남인 도미지로가 물려받았다.
도미지로는 이야기꾼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면 그것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고 '기이한 이야기책'이라 이름 붙인 오동나무 상자에 넣어 봉한 다음, 듣고 버리는 것으로 친다.
[감상]
총 세 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평소보다 분량이 적다고 생각했는데 뒤의 설명을 읽어보니 조만간 나올 후속작과 한 세트라고 한다. 분량문제도 있고, 출간 시기가 너무 늦어지는 것도 곤란할 것 같아 세 편을 미리 낸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책은 슬프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고 후련하기도 했다. 평소 괴담시리즈를 읽으면서 몸이 쭈뼛해지는 기분을 느끼곤 했는데 이번엔 무섭다기 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특히 '한결같은 마음'은 제일 속상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작가 분이 이왕이면 '영혼통행증'처럼 그 못된 이들의 말로도 넣어주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이번 <영혼 통행증>의 세 편의 단편으로 34번째 괴담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작가 분이 99개의 괴담을 쓸 거라고 했으니 1/3이 나온 셈이다. 그리고 괴담 사이사이에 나오는 글로 보건대, 오치카나 도미지로의 신상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사실 나도 읽으면서 이렇게 괴담을 모으다 보면 미시마야에 귀신이 얽히게 되지는 않을까, 도미지로나 오치카에게 어떤 영적인 힘이랄까, 업같은 게 달라붙지 않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불행했던 과거를 딛고 행복해진 오치카에게도, 구김이 없는 도미지로에게도 좋은 일만 있으면 좋겠는데 조금 불안불안하다.
그나저나 앞으로 두 번 정도는 청자가 바뀔 거라는데 개인적으로는 도미지로가 좀 더 해줬으면 좋겠다. 약간 한량같긴 해도 그 밝음이 좋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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