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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역사

여름철 한정 트로피컬 파르페 사건 - 요네자와 호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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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후나도 고등학교 2학년인 고바토 조고로는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친구(라기 보다는 동지에 가까운) 오사나이 유키와 함께 디저트 맛집을 순회했다. 사실 고바토는 기본적으로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단 것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오사나이가 반드시 함께 가야 한다고 우겨서 가준 것뿐이었다. 오사나이는 이 디저트 맛집 순회가 그녀의 운명을 좌우할 프로젝트이며 이 프로젝트를 완수하려면 고바토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던 것이다.

오사나이는 진심으로 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이었다. 동네 지도에 맛집 베스트 10에 해당하는 가게 부근에 표시를 해 두었고 그 외에도 스무 군데에 달하는 맛집을 따로 메모해놓았을 정도였다.

문제의 사건이 일어난 건 베스트 10 중 3위인 사과 사탕을 먹으러 가기로 한 날이었다. 사실 그 날 오사나이의 행동은 하나에서 열까지 전부 이상했다. 그 이후에 일어난 일도 마찬가지였다.

그 사건이 수습되고나서야 고바토는 비로소 오사나이의 디저트 맛집 순회 프로젝트의 진짜 목적을 깨달았다.

[감상]

고바토 조고로는 중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는 평범한(혹은 평범함을 지향하는) 고등학생이다. 책의 내용으로 보건대, 뛰어난 기억력과 관찰력으로 지금까지 종종 학교 안팎에서 일어난 문제들을 해결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그런 타입은 아니어서 친구들과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필요할 때만 만나는 정도이다.

오사나이 유키와도 그런 관계였다. 그래서 그녀가 여름 방학 때 함께 돌아다니자고 졸랐을 때 크게 당황하고 만 것이다.

책의 후반부에 가서야 오사나이의 진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드러나는데 고바토로서는 결코 유쾌한 결론은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오사나이의 입장이 이해가 되면서도(매일 두려움에 떨며 산다는 건 힘든 일이니까), 한편으로는 오사나이가 벌인 일을 알고 몸서리를 치는 고바토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다.

요네자와 호노부 작가의 책은 주로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이다. '고전부 시리즈'를 꽤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무엇보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소소한 재미가 있었다. 이번 책은 그 잔잔한 재미가 여전해서 좋았지만 결말이 조금 찜찜했다.

제목만 예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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