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1993년 연방증권조정위원회는 처음으로 회사 고위직 임원의 보수와 특전내용을 상세히 공개하도록 지시했다. 보수를 공개함으로써 이사회에서 임원들에게 터무니없는 보수와 특전을 주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1976년 CEO의 평균보수가 일반 직원의 36배였던 데 비해, 1993년 CEO의 평균보수는 일반직원보다 131배나 많아졌다. 어떻게 된 일일까? 보수가 공개되자 언론에서는 보수를 많이 받는 CEO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그러자 임원의 특전이 제한되기는커녕 CEO들이 자신의 보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이 생겼다.
CEO들이 더 많은 보수를 요구하도록 부추기는 임금관련 컨설팅회사는 이런 경향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CEO의 평균보수는 일반직원의 369배나 된다.
가상의 소유의식은 광고업이 존재하는 가장 큰 이유다.
예로 '30일 이내 무조건 환불'을 들 수 있다. 새 소파를 사야 하는지 확신이 서지 않을 때, 나중에 마음이 바뀌면 환불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그것을 과감히 구입하도록 우리를 부채질한다. 일단 소파를 집안에 들였을 때 생각이 어떻게 달라질지, 소파와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게 될지, 그리하여 그것을 환불하면 뭔가를 잃어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지는 않을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다.
소유하기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는 것은 감당할 수 없는 상실 그 자체다.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자신을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고 자기최면을 걸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러지 못한다. 지금보다 작은 집으로 이사 가게 될 경우 느끼게 될 상실감을 회피하기 위해 매월 대출상환에 허덕이는 일도 마다 않는다.
보험가입자가 집과 자동차에 발생한 손해를 보고할 때 10퍼센트 정도는 부풀린다는 통계가 있다.
인간이란 본능적으로 손해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감상]
<상식 밖의 경제학>은 '심리학과 경제학'을 결부시킨 행동경제학에 관한 책이다. 표준경제학이 '인간은 이성적 존재이며 언제나 이성에 근거한 합리적 판단을 내린다'는 전제하에 경제이론을 세운다면, 행동경제학은 '인간이 언제나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아니며 잘못된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연구하는 학문인데 책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그 전제를 입증하고 있다.
자신이 남들과 같지 않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마시고 싶은 맥주가 따로 있으면서 부러 다른 사람들이 고르지 않은 맥주를 고르는 사람들, 혹은 상사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상사와 같은 맥주를 고르는 사람들, 어떤 기회도 놓치지 않으려고 이것저것 기웃거리다 정작 중요한 것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 하는 사람들.
20달러짜리 상품권을 7달러에 사는 것과 10달러짜리 상품권을 공짜로 받는 것 중, '상식적'으로 20달러짜리 상품권을 7달러에 사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10달러짜리 공짜를 선택하는 사람들.
사실 이건 특별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남들에게 독자적이고 남다른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구, 모든 기회를 열어두고 싶은 욕구는 누구에게나 있다. 또한 3달러가 더 이익임에도 10달러짜리 공짜를 고르는 이유는 내 지갑에서 돈이 빠져나가지 않기 때문이다.
본문의 실험에서도 드러났듯이 아무리 똑똑하고 냉철한 사람이더라도 감정에 휩싸이면 이성적인 선택이 어려워진다. (저자 역시 무료 오일교환권 때문에 원래 사려던 미니밴을 포기하고 아우디를 구매했고 비용을 분석해본 결과 잘못된 선택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적었다) 그리고 사람은 알면서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한다.
앞으로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을 근거로 나 자신의 행동들을 관찰하고, 소비 습관이나 생활 습관을 개선해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책은 경제학 관련 서적이지만 어떻게 보면 자기계발서 같은 부분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재밌으면서 교훈을 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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