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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소설

동급생 - 히가시노 게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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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슈분칸고교의 야구부 주장 니시하라 소이치는 등교길에 야구부 매니저 미야마에 유키코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사인은 교통사고라고 했다. 그런데 한 동급생의 말에 따르면 미야마에는 사망 당시 임신 중이었고 차에 부딪히면서 유산이 되는 바람에 출혈이 많아 사망에 이르렀다는 것이었다. 니시하라는 그녀의 사망 소식 이상으로 임신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미야마에의 아이의 아버지가 바로 자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사실은 따로 있었다. 몇 사람의 목격담을 듣고 정리해 본 결과, 미야마에는 산부인과에서 나오다가 학교 선생님을 보았고 그녀를 부르며 뒤쫓아오는 선생님을 피해 도망치다가 사고를 당했던 것이었다. 그 선생님이란 바로 미사키 후지에라는 학생지도부 선생이었다. 후에 알려진 이야기지만 미사키 선생은 산부인과를 드나드는 학생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병원 근처를 감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미사키 선생은 미야마에의 장례식에서 미안해하는 기색을 보이기는 커녕 그곳에서조차 학생들을 감시하는데에만 신경을 쏟고 있었다.

니시하라는 미사키 선생의 수업 시간에 모두의 앞에서 자신이 미야마에의 아이의 아빠이며 미야마에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려달라고 미사키 선생을 추궁한다.

[감상]


미사키 후지에 선생이 과연 '교육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스승의 말을 지켜온 사람인지 의심스럽다. 니시하라의 저항에 무조건 도망치지만 않았어도, 뒤에서 니시하라의 정체를 폭로하겠다는 허세만 부리지 않았어도, 아니 사실은 자신도 학생을 죽게 만들어 크게 상처를 받았고 학생들의 공격에 출근하는 게 무섭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기만 했어도 상황은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비겁한 스승의 말을 뒤따른 댓가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한 것은 안타깝지만 그녀가 벌인 어이없는 행동은 결코 교육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교육자의 모습은 아니었다.



학원 추리물은 늘 우울하다. 그나마 '학교폭력'이 없어 다행(?)이었지만 그렇다고 가벼운 내용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그렇듯 단숨에 읽어버린 건 역시 작가가 너무 재밌게 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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