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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타

가슴이 따뜻한 사람과 만나고 싶다: 이야기로 보는 TV 광고 - 정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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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양수리엔 소피가 찾는 화장실이 없었다.

드봉 아르드포 화장품의 광고 촬영을 위해 이른 새벽 경기도 양수리에 도착한 제작팀은 열심히 촬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다급함을 알리는 소피 마르소의 손발짓, 소피의 표정으로 미루어보건대 화장실을 찾는 것은 분명히 알겠다. 그러나... 그러나 어디로 안내해야 한단 말인가.

담당자는 난감하지 그지 없었다. 우리나라 전형적인 시골동네의 전형적인 화장실, 이른바 뒷간으로 소피 마르소를 안내했을 담당자의 표정은 생각만 해도 웃음이 치민다.

역시 소피는 뒷간을 선택하지 않았다. 제작진은 뛰기 시작했다. 서양식 뒷간을 찾아서.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멀지 않은 곳에서 별장을 찾아내는데 성공! 구세주 같은 별장 덕으로 소피도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덕분에 제작팀은 친절한 별장 주인으로부터 커피도 한잔씩 대접받았다.

- <소피 마르소의 뒷간 소동> 중에서  

[감상]

주윤발의 밀키스, 장국영의 투유 초컬릿 등 8-90년대 화제가 되었던 광고들의 뒷 이야기가 실려있는 책이다.

'따봉'을 국민적 유행어로 만들어놓고 정작 매출과는 연결시키지 못한 델몬트 주스 광고, 노르웨이 그룹 '아하'의 'Take on Me' 뮤직 비디오의 컨셉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가 국제광고제에서 야유를 받았다는 맥콜 광고 등 당시에는 알지 못했던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책을 읽다 몇 개의 광고를 떠올려보니 예전엔 '스토리'가 있는 광고가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 고 최진실씨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삼성 VTR 광고, 고 장국영씨의 투유 초컬릿, '정'을 내세운 초코파이 광고 등 그 다음 내용이 궁금해지는 광고들이 꽤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영에이지' 광고를 꽤 좋아했다. 영에이지도 해외에서 찍은 광고들이 몇 편 있는데 그 중에서 최재성씨와 박상원씨가 나오는 광고는 음악도 좋아서 기억에 남아 있다. 커피 광고는 윤정씨가 나오는 광고를 좋아했다.

예전 광고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고 뭔가 아련해진다. 이 책은 1990년 9월에 초판이 나왔는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91년도 2월에 나온 10판이다. 당시 가격 3600원. 어떤 경로로 갖고 있게 된 건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두고 두고 읽는 책이다.
읽다보면 정말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든다.

https://youtu.be/wuW5BdI9LwI


생각난 김에 영에이지 광고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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