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에릭과 가이, 에밀리는 '우연제작자'들이다. 처음부터 우연제작자는 아니었다. 에릭은 한때 점화사로 일했고, 가이는 인간들의 상상속친구 일을 했다. 에밀리의 예전 직업은 본인이 끝내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가 없다.
3년 전 세 사람은 함께 우연 제작 기술 교육을 받았고 지금은 당시 배운 것들을 실전에 응용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은 초보 우연 제작자로 주로 2급 수준의 우연, 즉 인연 맺기, 진로 바꾸기 같은 소소한(?) 우연 제작에 투입되고 있다. 세계를 뒤흔들 정도의 우연은 6급 우연으로 그런 일을 맡으려면 아직 많은 경험을 쌓아야 했다.
어느 날, 6급 우연제작자가 가이에게 부탁을 했다. 본인이 제작해야 할 우연에 2급 정도의 우연이 필요한데 그 일을 가이가 맡아주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가이는 그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 우연에 의해 한 사람이 죽어야했는데 가이가 아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가이가 여전히 잊지 못하는 한 여성을 만나게 해 준 사람이기도 했다.
[감상]
"우연제작자들의 평균 성공률은 65%였다."
우연제작자들이 우연을 통해 바꿔야하는 건 '사람의 마음'이었다.
칼같이 계획적인 생활을 하는 회계사를 감상적인 시인으로 만들어야 했고, 더 이상 사랑을 하지 않겠다며 마음을 닫아버린 여성에게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주어야 했으며, (에릭의 표현에 따르면) 찌질이를 3주 내에 취업에 성공하도록 만들어야 했다.
즉, 사람들에게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했는데 어떤 우연의 그물을 쳐놔도 요지부동인 사람들이 있었기에 늘 성공에 이를 수는 없었다. (에릭은 실패할 것 같다며 힘들어하는 에밀리에게 해고나 암 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쓰라는 조언을 하기도 하는데 에밀리는 그런 방법은 쓰고 싶지 않다고 거절한다.)
개인적으로 우연제작자들이 항상 성공할 수 없는 이유는 사람의 마음이란 게 쉽게 바뀌지도 않을 뿐더러, 예측 가능한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같은 버스를 타고, 매일 커피를 마시지만 간혹 택시를 타야 하는 날도 있고 간혹 차를 마시고 싶은 날도 있기 마련이다. 본문의 마이클처럼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대신 다른 곳으로 갈 수도 있고, 아무 이유 없이 가던 길을 멈출 수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늘 성공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재미는 둘째치고 소재가 참신하고 흥미로웠다. (솔직히 그렇게 재밌게 읽지는 않았다)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약간의 반전이었지만 그들에게 또다른 삶이 펼쳐졌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게 좋았다.
문득 나는 어떤 기회를 차버렸을까 잠시 생각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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