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애나는 거짓말쟁이 소녀다.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친구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서다. 친구들로부터 '대단하다'는 말을 듣고 싶은데 공부도, 운동도 뛰어나게 잘 하는 편이 아니고 그렇다고 잘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귀찮다보니 거짓말을 하기로 한 것이다.
애나는 누군가가 무엇을 했다고 하면 자신은 그보다 더 대단한 경험을 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바다에 다녀왔다'고 하면 자신은 아빠 친구의 궁궐같은 별장에서 지내다 왔다고 했고, 누군가가 뜨개질을 해 볼 생각이라고 하면 자신은 이미 아빠와 남동생의 스웨터를 떠 준 적도 있다고 거짓말을 했다. 심지어 자신이 대단한 가문의 자제이며 예술가의 피가 흐르고 있다고까지 했다.
친구들은 처음에는 애나의 말을 믿고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점차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멀리하기 시작했다. 애나의 부모님조차 그녀의 거짓말에 혀를 내두를정도였는데 정작 애나만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친구들이 하나 둘 등을 돌리자 초조해진 애나는 이번엔 거짓으로 아픈 척을 했다. 붕대를 감고 등교하기도 하고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꾀병도 오래가지 못 했다. 선생님께서 부모님과 면담을 하고 싶다고 한 것이다. 애가 탄 애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사랑받을 때까지 건강한 몸을 어딘가에 맡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때 그녀 앞에 갑자기 카드 한 장이 날아들었다. 발신인은 '십년가게'. 무엇이든 맡아준다는 십년가게에 애나는 자신의 건강한 다리를 맡기기로 한다.
- <불행한 다리> 중에서 -
[감상]
'십년가게'는 가게 이름이자 가게 주인의 이름이다. 십년가게는 버릴 수는 없고 가까이 두기는 힘든 물건을 십 년 동안 보관해주는 곳인데 꼭 물건만 보관해주는 것은 아니다. 마음도, 생각도 맡길 수가 있다. 단, 조건이 있다. 바로 본인의 수명을 일 년 내놓아야 한다. 십년가게는 '시간 마법사'이기 때문에 시간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단 계약이 성사되면 십 년이 다 되기 전에 물건을 찾아가도 일 년은 돌려받지 못 한다. 이 계약을 깨버리면 무서운 처벌을 받는다. 그리고 보관기간 10년이 지나면 십년가게에서 연락을 하는데 찾아가지 않겠다고 하면 물건은 십년가게가 인수하게 된다.
<전천당> 시리즈의 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소설이다. 역시 어린이 도서관에 꽂혀 있는 책이지만 어린이들에게 읽으라고 권하기엔 내용이 좀 무거운 것 같다.
물건을 보관해주는 댓가로 목숨 1년을 요구한다는 설정이 조금 섬찟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한 9살 난 아이는 댓가를 듣고 "저 오래 살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데 (마법사는 사고만 없으면 83살까지 살 수 있다고 대답했다) 웬만한 어른들이라면 차라리 대여 금고를 쓴다고 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눈사람이나 마음 같은 건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내용은 조금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재밌는 편이었다. 특히 <교만한 앨범>이 재밌었다. 결말도 좀 통쾌했고. (마법사는 모든 손님들을 친절하게 대하려고 하지만 <교만한 앨범>의 여성과 애나는 빨리 내보내고 싶어했다.)
그래도 전천당만큼 재밌지는 않다. <십년가게>에도 <전천당>처럼 복수를 하려는 사람들이 등장할지 조금 궁금하긴 하지만 뒷이야기는 천천히 읽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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