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수전 웹스터는 3개월 된 아들을 죽이고 3년 간 수감되어 있다가 최근 가석방되어 새 삶을 시작한 참이다. 이름도 엠마 카트라이트로 바꿨다.
어느 날, 그녀 앞으로 봉투 하나가 도착했다. 발신인의 이름은 없었고 수신인은 '수전 웹스터'로 되어 있었다. 즉 그녀의 원래 이름을 아는 사람이 보냈다는 뜻이었다.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봉투를 연 수전은 그 안에 든 것을 보고 경악할 수 밖에 없었는데 어떤 아이의 사진이 들어 있었고 사진 뒷면에 그녀의 아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그 사진은 최근에 찍은 것이었다.
얼마 후엔 또다른 아들의 물건이 도착했다. 담요였는데 그 물건은 분명 수전이 아버지에게 맡긴 물건이었다. 그리고 어린아이의 머리카락이 엉겨있는 빗도 도착했다. 처음 보는 빗이었다. 하지만 수전에겐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물건이었다.
한편, 그녀의 목숨을 위협하는 일도 동시에 일어났다. 누군가 그녀의 집에 침입했고, 그녀가 아끼는 길고양이를 죽여서 침대 위에 놓았던 것이다.
수전은 일단 그간 연락을 끊고 살아온 전 남편과 아버지에게 연락을 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이 일들을 전혀 모르는 눈치였다. 특히 전 남편은 아들이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에 무척 충격을 받은 듯 했다.
사실 그녀는 아이를 죽인 기억이 전혀 없었다. 어느 순간 정신이 몽롱해져버렸고 깨어나보니 아들을 죽인 살인자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수전은 아들을 찾아 이 모든 잘못을 바로 잡아놓겠다고 다짐했다.
[감상]
결국은 집착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집착, 권위에 대한 집착, 그 권위에 기생하며 부를 누리려는 이기심이 맞물려 벌어진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에 집착하는 여성보다 권위에 집착하는 남자와 그 권위에 기생하는 여성이 더 끔찍하게 느껴졌다. 전자는 반쯤 제정신이 아니었지만 뒤의 두 사람은 너무도 온전한 정신상태에서 아무렇지 않게 일을 저지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일명 '형제단'이라는 조직에서 리더의 자리에 있었다. 형제단은 부자에 잘 생기고 똑똑한 남자들로 이루어진, 소위 엘리트그룹이었다. 그는 이 그룹이 해체되는 것이 싫었다. 또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하는 것도 견디지 못 했다. 자신이 못 가지면 다른 사람도 가질 수 없어야했다.
물론 수전은 그들과 아무 관계가 없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형제단 중 한 명과 결혼하고 말았다. 그녀의 아기는 남편을 사랑했던 여자가 데려갔고, 형제단 멤버들은 그녀를 살인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변호는 '형제단'에 기생해서 경력을 쌓고 있는 여자가 맡았다. 그들의 공작으로 수전은 지난 4년 간 스스로 자식을 죽인 살인자라고 믿고 살아왔던 것이다.
언젠가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본 기억이 있다. 역시 대학 내 조직에 관한 얘기였는데, 조직의 리더가 조직을 탈퇴하라고 압박하는 한 멤버의 아내를 찾아가 폭행한다는 내용이었다. 권위라는 게 이렇게 무섭구나 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권위나 사랑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늘 집착이 일으키기 마련이다. 그리고 중간에 멈추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도 문제다.
<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는 하루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무척 재밌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 아무도 못 믿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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