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용]
네리마구의 한 원룸에서 혼자 살던 젊은 여성의 사체가 발견되었다. 이름은 이즈미 하루나. 직업은 애견 미용사였다. 사체는 한 익명의 제보자가 "OO 원룸 OO호에 한 여성의 사체가 있을지도 모른다"라는 신고를 해주어서 발견할 수 있었는데 부검 결과 사망 후 3-4일이 경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인은 감전사였다. "누군가 피해자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두 갈래로 가른 전기 코드의 한쪽을 가슴에, 다른 한 쪽을 등에 부착하고 심장에 전기를 통하게 해서 감전사시켰다"라는 것이 감식 결과에 따른 범행 가설이었다. 경찰은 피해자가 살해당할 당시 임신중이었다는 점을 들어 그녀의 남자관계부터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직장 동료들이나 주변 인물들 중에 그녀의 남자 친구에 대해 아는 사람은 없었다.
수사가 답보상태에 있을 때, 경시청으로 편지 한 통이 날아들었다. 편지를 보낸 이는 "살인사건의 범인이 12월 31일 오후 11시, 호텔 코르테시아도쿄 새해 카운트다운 파티장에 나타날 것이니 반드시 체포해달라"고 적고 있었다.
이와 같은 사정으로 형사 닛타 고스케는 또다시 호텔 코르테시아도쿄에서 호텔리어 유니폼을 입고 잠복 근무에 들어가게 되었다.
[감상]
"어떤 사람이든 나쁜 짓으로 내달릴 우려는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인간을 의심하고 보는 것이 형사 일이니까요."
"그런 점은 호텔리어도 마찬가지예요. 모든 고객님을 한 사람도 빠짐없이 믿고 또한 한 사람도 빠짐없이 의심합니다. 당신들과 다른 점은 특정한 고객님만을 믿는 일도, 또한 의심하는 일도 없다는 것이지요."
"유감스럽게도 형사는 그래서는 안 됩니다. (중략) 특정한 인물을 쓸데없이 의심하는 것도 업무 중 하나예요."
형사 VS 호텔리어. 두 직업 모두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지만 한쪽은 말 한마디 한마디를 의심해야 하는 직업이고, 한쪽은 최대한 경청해야 하는 직업이다. 즉, 서로 다른 상식(?)을 가진 직업인 것이다.
매스커레이드 호텔 시리즈에는 이 두 직업의 상식이 충돌하는 장면이 종종 나온다. 잠복근무 중인 형사가 고객의 짐을 살펴보다가 걸리기도 하고, 형사가 예식장을 둘러보러 온 고객을 쫓아가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형사의 입장에서는 범인 색출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는 것이지만 호텔리어 입장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행동들이다.
호텔리어들은 어떤 일이 있어도 고객에게 '안 됩니다'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되고, 떳떳치 못한 일로 호텔을 찾은 고객이라 할지라도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대하고 프라이버시도 지켜주어야 한다.
두 직업 모두 극한 직업이지만, 호텔리어가 더 힘든 직업이라 느껴진 건 아무래도 이 '서비스 정신'이라는 것 때문인 듯 싶다.
매스커레이드 호텔 3부작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건 호텔을 찾은 고객들의 별난 요구를 들어주는 나오미의 고군분투였다. 가끔은 너무 허무맹랑해서 읽으면서도 짜증이 났지만 그녀의 프로근성은 멋있었다. 이 시리즈가 이번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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