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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역사

아트인문학 여행(파리) - 김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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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루이 14세는 귀족들을 안달 나게 하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쥐스토 코르'라 불린 옷이 대표적이다. 이 옷은 왕과 함께 산책할 수 있는 40명의 정예 멤버에게만 지급되었는데 이 옷을 받을 사람은 오직 왕이 정했다. 매년 이 옷을 받을 명단이 발표될 때마다 왕에게 눈도장을 받으려는 경쟁으로 궁정이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마네는 1962년 부친이 사망한 후 몇 년 째 동거하던 수잔 렌 호프와 결혼했다. 수잔은 마네가 그림을 공부하던 사춘기 시절 집에서 피아노를 가르치던 두 살 연상의 선생이었다. 마네는 그녀와 몰래 사랑을 나누었고 아이도 태어났다. 하지만 마네는 아버지가 무서워 사실을 말하지 못 했고, 아들 레옹은 수잔의 동생으로 키워졌다.

그런데 최근 마네 연구가들에 따르면 레옹이 실은 마네의 아버지 오귀스트의 아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마네가 유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생긴 의문점들이었다. 마네는 죽은 아버지로부터 예상보다 많은 유산을 물려받았는데 거기에는 레옹을 친자로 받아들이는 조건이 있었다. 게다가 마네가 죽으면 유산은 수잔을 거쳐 레옹에게 주어지도록 명시되어 있었다.

<아트인문학 여행> 파리 편은 니콜라 푸생과 그의 제자 샤를 르브룅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푸생은 프랑스 출신으로는 최초로 로마에까지 명성을 떨친 화가로 당시 권력자 중 한 명인 리슐리외 추기경의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와 루이 13세의 일화에서 보듯 그는 누군가의 간섭을 받는 것을 싫어했고, 결국 궁정 수석 화가 자리도 내놓고 로마로 돌아갔다고 한다.

 

한편 로마에서 푸생에게 그림을 배우고 그를 롤모델 삼아 그림을 공부한 르브룅은 스승과는 다르게 왕이 좋아할 만한 그림만 그렸는데, 후에는 베르사유 궁전의 실내 장식까지 맡을 정도로 루이 14세의 인정을 받았다고 한다.

 

파리 예술에서 푸생보다 르브룅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이유는 르브룅이 권력자들의 총애를 받았다는 점도 컸지만 파리의 예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루이 14세의 명으로 프랑스 왕립 아카데미 설립에 참여했을 때, 아카데미 본원을 로마에 설립하도록 건의했고 매년 우수한 화가들이 로마로 유학을 갈 수 있는 '로마대상' 제도를 만들었다. 그렇게 로마에서 실력을 쌓고 온 젊은 화가들로 인해 파리의 예술은 눈에 띄는 진보를 이루었고,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감상]

<아트인문학 여행> 파리 편 역시 이태리 편과 마찬가지로 그림과 화가들에 얽힌 이야기 뿐만 아니라 화가들을 후원했던 권력자들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이태리 편에 비하면 정치와 관련된 이야기가 좀 더 많이 나오는 편인데 특히 태양왕 루이 14세와 나폴레옹과 관련된 이야기는 당시 화가들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고 넘어가야 할 이야기들이었다.

 

마네, 모네, 고흐, 고갱 모두 어렴풋이 알던 화가들이었는데 그들의 개인사를 좀 알고 나니 조금 달리 보게 된 것 같다.

고흐, 고갱이 함께 산 적이 있다는 것, 고흐의 동생 테오가 두 사람을 후원했다는 것은 조금 알고 있었지만 마네, 모네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역시 역사의 다른 한 편을 새로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루이 14세에 대해서는 태양왕이라는 별칭과, 치아가 참 안 좋았다는 정도만 알았는데 상당한 지면을 할애해서 많은 것을 설명해 준 덕분에 좀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역사서로도 손색이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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