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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언젠가부터 삶은 제 한계를 확인하는 날들이었습니다. 제가 오르지 못할 나무는 여기저기 많았죠. 그걸 기필코 하나씩 확인하며 알아가게 되는 건 썩 유쾌하지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 또 하나 확인한 게 있다면, 어찌됐든 괜찮다는 것이었죠. 어쩌면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사실은 '그렇게 되어도 괜찮은' 일인지도 모릅니다. 아무래도 사건의 한가운데에선 그런 생각을 하기 어렵지만요.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저는 어떤 일을 후회하고 한탄하느라 괴로워하는 중입니다. 그러나 어쩌겠어요? 울음을 터뜨리고 엉엉 우는 동안에도 시간은 흐르고 그 일들은 과거가 되고 있는걸요.
- <과거의 나에게> 중에서
<행복한 인생>

[감상]
몇 년 전 작가분의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를 읽고 엄청 웃은 기억이 난다. 소소한 일상에서 유머코드를 찾아내는 재치에 감탄했었는데 이번 책도 역시 몇 번이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단지 작가분이 그간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은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특히 <과거의 나에게>라는 글을 읽고 언젠가 몇 달 후의 나에게 '미래 편지'라는 걸 보낸 기억이 떠올랐다. 뭐라고 썼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몇 달 뒤의 나는 조금 덜 불행하길 바라며 썼다는 건 기억난다. 그리고 지금은 '그런 일이 있었지'라고 가끔 떠올릴만큼 나름 '괜찮'아졌다.
작가분은 과거로 돌아가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날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말을 해 줄 수 있을까 상상하다가 이렇게 말해줘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누구도 크게 신경 쓰지 말고, 어떤 일로도 오래 괴로워하지 말고, 그저 행복한 순간을 많이 만들렴. 행복한 기억 외의 다른 건 모두 언젠가 어이없을 정도로 의미 없어진단다."
나는 아마도 "내가 행복해야 주변도 행복해진단다"라고 말해줄 것 같다. 불행한 마음을 전염시키고 싶지는 않으므로.
<그럴수록 산책>은 산책에 관한 글이다. 작가분은 기분이 가라앉을 때도, 답답할 때도 걸었고 속상한 날은 달리기도 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올해 초 걷기에 관한 책을 읽고 4시간 가까이 걸은 적이 있다. 평소에 한 시간 반 정도는 거뜬히 걷는데 4시간은 꽤 무리였는지 성취감은 커녕 기분까지 상하고 말았다. 조만간 다시 도전해보자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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