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소설

왜소소설 - 히가시노 게이고

slow slow 2021. 5. 1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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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이시바시 겐이치는 최근 "총무부 데이터베이스 백업과"라는 신설 부서의 책임자가 되었다. 사실 이번 인사이동은 신임부장이 이시바시를 회사에서 내보내기 위해 취한 억지 조치로, 부원도 이시바시 한 명이었다. 이시바시는 상황을 뻔히 알고 있었지만 회사를 그만둘 상황이 아니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새로운 사무실에서 일을 하며 주변의 비웃음과 하대를 받자 이런 생활을 몇 년이나 참고 이어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전문 기술도 없는 46살의 나이에 다른 일을 구하는 것도 쉽지는 않은 일이라 이시바시의 고민은 깊어져만 갔다.

어느 날, 답답한 마음에 서점에 가서 이런저런 책을 둘러보던 이시바시의 눈에 한 신인작가의 소설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책 뒷편에 실린 '신인상 모집 요강'을 보고 마음을 빼앗긴 이시바시는 미스터리 소설 작가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신인상을 수상하고 그대로 전업작가가 되는 것, 이것이 이시바시의 최종목표였다.

- <최종 후보에 오르다> 중에서 -

[감상]


직장에서는 퇴직 압박에 짓눌리고 가정에서는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짓눌리고 있던 이시바시에게 작가라는 직업은 마지막 희망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 직업의 실체(?)는 그의 희망을 점점 무너뜨리고 있었다.

이시바시가 편집자에게 "신인상을 수상하면 어느 정도 생활을 보장해주느냐"고 질문했을 때  편집자는 단호하게 "아무것도 보장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는데 그 대답에 좌절하는 이시바시의 모습은 눈물겹기까지 했다.

각 단편 단편이 작가라는 직업과 출판사라는 직장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기 작가의 작품을 쟁취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일이든 마다 않는 편집자,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가의 모습은 안쓰러울 지경이었다. 그래서 <문예지에 관한 오해>에 등장하는, 그 세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통계를 들이대며 비난조로 질문하는 철없는 학생들이 정말 얄밉게 느껴졌던 것 같다.

요즘 책을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드는 중인데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은 많아졌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쓰는 건 못 하기 때문에 읽는 것에 만족하는 중이라 책이 늘어나는 건 반갑다. 단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읽는 작가가 한정되어 가는 것 같다. 책에 대한 취향이 생겨서인지도 모르겠는데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다작을 하는 분이라 다행(?)이다 싶다. 문득 이 책의 내용들이 작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건지 조금 궁금하다. 작가는 당연히 요코즈나 대우를 받을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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