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타

아발론 연대기 7 (갈라하드와 어부왕)

slow slow 2021. 3. 3.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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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오순절을 앞두고 아더왕은 전국에 전령을 보내어 카멜롯에서 대회의를 열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게 했다. 오순절이 되자 궁정에는 기사들로 가득 찼고 원탁은 '위험한 자리'만을 제외하고 모두 채워졌다.

그런데 연회가 시작될 즈음, 한 노인이 젊은이 한 명과 함께 나타나더니 원탁의 '위험한 자리'로 가서 의자에 씌워져 있던 천을 벗겨내는 것이었다. 그러자 의자에서 '이것은 갈라하드의 자리이다'라는 황금색 글자가 나타났고 노인은 젊은이에게 "갈라하드, 여기 앉거라. 너는 이 자리에 앉을 권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젊은이 즉 란슬롯의 아들 갈라하드는 아더왕이 기다려왔던, 성배의 탐색을 완결할 '선한 기사'였다. 아더왕은 즉시 무술 경기를 열었고 갈라하드의 무공을 확인했다.

경기가 끝난 후, 원탁의 기사들은 연회를 위해 다시 모였다. 그런데 그 자리에 갑자기 투명한 베일에 싸인 에메랄드 잔이 나타나더니 기이한 빛을 흩뿌리며 향기로운 음식을 잔뜩 차리고는 홀연히 사라졌다. '성배'의 신비를 목격한 원탁의 기사 가웨인은 연회가 끝나갈 즈음 모두의 앞에서 성배 탐색을 위한 여정에 나서겠다고 맹세했다. 그러자 다른 기사들도 같은 맹세를 하기 시작했다. 아서왕은 모든 기사들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여정을 떠난다는 것에 깊은 슬픔을 느꼈지만 격려의 말과 함께 그들을 배웅한다.

[감상]


성배탐색을 위해 떠난 기사들은 갖가지 고초를 겪는다. 목숨을 부지하지 못한 기사도 있고 자신의 한계를 일찌감치 인정하고 카멜롯으로 돌아온 기사들도 있다. 결국 갈라하드와 퍼시빌, 보호트 이 세 사람만이 성배 탐색에 성공하고 어부왕을 고통에서 구해주는데 카멜롯으로 돌아와 아더 왕에게 그간의 일을 전하는 사람은 보호트 한 사람뿐이다. 다른 두 사람은 각자의 이유로 카멜롯에 돌아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갈라하드와 어부왕>은 슬프고도 독특하다. 원탁의 기사들이 스러져가는 모습때문에 슬프고 '성배'가 주요 주제로 등장하면서 기독교가 강조된다는 점이 독특하다. 물론 기사들이 이교도적인 행동을 하거나 결투를 하면서 마법을 쓴 것은 아니었지만 항상 '멀린'이라는 존재를 마음 한구석에 두고 있었기에 어딘가 모순처럼 느껴졌다. (저자 분과 번역자 분의 각주를 꼼꼼히 읽었다면 이해가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각주를 자세히 읽지는 않았다)

책은 귀네비어 왕비와 (란슬롯으로 추정되는) 누군가가 함께 있는 장면을 보호트가 목격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8권은 <아더 왕의 죽음>이고 그래서 이 마지막 장면이 참 싫었다.

아더 왕이 어떤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할지 모르겠지만 벌써부터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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