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세이

보통의 존재 - 이석원

slow slow 2021. 12. 18. 22:37
반응형

[내용]

  요즘 나의 상태는 별로 좋지 않다.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에 왜 그런지는 속시원하게 말할 순 없지만, 현재까지 파편적으로 드러난 것은 매일의 일상이 똑같고, 하루가 공허하며 무언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아무리 열심히 하루를 보내도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는 것 정도가 되겠다. 도무지 불안과 결핍의 이유를 찾을 수가 없는 것이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편의점에 들러 내가 좋아하는 먹을 걸 산다. 무엇이든 좋다. 그 날 그 순간의 기호에 따라 산 것들을 들고 집에 들어와 컴퓨터를 하거나 티비를 보며 편히 그것을 먹을 때 드는 행복감. 그 즐거움을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단언하지만 없다.

[감상]


10년 전 즈음에 읽고, 몇 년 뒤 개정판이 나왔을 때 다시 한 번 읽었다. 개정판을 읽고 좀 실망했던 기억이 나는데 초판에 실렸던 글 중 하나가 개정판에서는 사라진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단지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이 등장해서 기뻤고, 그래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개정판에는 없어 실망했던 것이다)

몇 년 만에 다시 읽으니 이번엔 몇 년전과 같은 문장에 공감한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하루가 '여전히' 공허하고,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여전히' 성취감이 느껴지지 않으며, 그 불안과 결핍의 원인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 것. 정말 별로다.

문득 작가분이 이 글을 썼을 때 느꼈던 '불안과 결핍'의 이유를 지금은 찾았는지 궁금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