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에세이
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 - 하석배
slow slow
2020. 11. 24.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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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이 감상하기 쉽지 않은 오케스트라를 친숙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든 사람이 카라얀이다. 불꽃같은 카라얀의 욕망과 철저한 이기적인 태도를 두고 그를 비난하는 사람이 많다.
카라얀은 보통 사람의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나중에는 자가용 제트기를 직접 조종해서 공연을 다녔다. (비행기를 조종하고 다니면서부터는 공항이 없거나 착륙허가가 안 나는 도시에서는 공연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나온 영상물이나 사진들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면 거의가 상체만 찍혀 있는 걸 볼 수 있다. 그는 단신 콤플렉스가 심했고,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하고야 마는 독재자 기질의 예술가였다. 또 카라얀은 자신보다 박수를 많이 받거나 키가 큰 사람과는 함께 무대에 서는 것을 꺼렸다.

[감상]
음악에세이이자 클래식 입문서를 읽은 느낌이다.
책은 유럽 각지의 음악가들과, 오페라 작품을 소개해주고, 저자가 유럽에서 활동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을 들려주는데 각 챕터 말미에는 어떤 음반이 좋은지, 어떤 공연 영상이 좋은지 추천해주는 배려까지 보인다.
저자의 소개와 설명 덕분에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출연한 파바로티의 모습을 보게 되었고, <돈 카를로>에 출연한 호세 카레라스의 잘 생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금껏 이름만 들어왔던 카라얀의 지휘도 보게 되었고, 그의 인간적인(?) 면에 대한 이야기를 보고 살짝 실망도 했다. 저자가 최고라고 적은 성악가를 즉시 검색해서 얼굴을 확인해 보는 즐거움도 컸다(저자 하석배 교수님의 공연도 봤다). 하지만 무엇보다 저자 본인이 겪었다고 하는 몇 개의 에피소드가 가장 재밌었던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눈과 귀가 즐거웠고, 음악에 대해 아주 작은 지식을 얻은 것 같아 뿌듯했다. (이렇게 유튜브를 많이 이용해보기도 처음인 것 같다)
미술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은 뒤 음악에 관한 책도 읽고 싶어져 가장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 <나는 오늘도 유럽에서 클래식을 듣는다>이다.
부제에 '힐링의 클래식'이라는 말이 있는데 나에겐 이 책 자체가 힐링이었다. 너무 좋은 책을 늦게 만난 것 같다.
※ 종이 책이 절판되어 ebook으로밖에 볼 수 없다. 정말 아쉽다. 도서관에서 빌려서라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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