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소설

결혼 상대는 추첨으로 - 가키야 미우

slow slow 2021. 6. 26.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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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정부는 저출생대책으로 내년 4월 1일부터 '추첨맞선결혼법'을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대상은 25세에서 35세까지 이혼 전적과 자녀와 전과가 없는 미혼 남녀로, 본인의 나이에서 플러스마이너스 5세 범위에서 무작위로 추첨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맞선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2회까지는 거절할 수가 있고 3회까지 모두 거절할 경우 테러대책 활동 후방지원대에서 2년간 복무해야 한다. 맞선 상대로부터 거절당하는 횟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저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혼화를 국가적 위기로 인식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한 일환으로 법을 제정했다고 발표했다.

간호사인 스즈카케 요시미는 엄마와 단 둘이 산다. 엄마는 알콜의존증이던 아버지에게 폭력을 당하면서도 요시미를 유일한 삶의 희망으로 여기며 버텨온 사람인데 그때문에 요시미에 대한 집착이 상당히 강하다. 요시미는 몇 년 전 엄마의 반대로 결혼을 약속한 남자와도 헤어졌다. 요시미는 이번 법안을 엄마에게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하지만 엄마는 딸이 3번 거절하고 군에 들어가도 상관없다고 보는 것 같다.

후유무라 나나에겐 멋진 남자 친구가 있다. 그런데 남자친구가 최근 자신을 멀리하는 기분이 든다. 문자를 보내도 한참 뒤에 오고 바쁘다며 통화도 짧게 끝내려고만 한다. 하지만 지금 당장 그가 자신과 결혼할 생각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말도 안 되는 맞선 자리에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미야사카 다쓰히코는 컴퓨터 오타쿠다. 그와 같은 오타쿠들에겐 이 법안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 자신처럼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남자에게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니 말이다. '애인없는 역사'를 끝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감상]


많은 제도가 그렇듯 이 법안도 부작용을 낳는다. 그 부작용 중 하나는 '거절' 횟수가 3번이 되면 군에서 복무해야한다는 것을 악용해 상대를 협박하고 스토킹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결국 군대를 택한 사람들이 점점 늘면서 군도 포화상태가 되고 만다. 법안은 개정에 개정을 거듭한다.

하지만 또 많은 제도가 그렇듯 이 법안에도 좋은 점(?)은 있었다. 결혼이 증가한 것도 있지만 다쓰히코처럼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면서 만남에 여유를 갖게 된 것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면서 개개인에게 변화를 가져온 것도 긍정적인 효과였다.

'70세 사망법안, 가결'만큼이나 황당한 소재다. 통과는 고사하고 그런 법안이 올라갔다는 소식이 나오자마자 여기저기서 들고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작가 소개를 보면 '청년 실업'이나 '고령화' 같은 현대 사회의 문제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과 생생한 인물 묘사로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되어있는데 개인적으로도 꽤 실험 정신이 강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또다른 작품을 읽을 것 같지는 않다. '70세 사망 법안' 때도 상당히 짜증을 내면서 읽었는데 이번 책도 제멋대로 구는 사람들을 보자니 기분이 너무 별로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소재 자체가 참신(?)하다보니 화제가 되었나보다. 드라마까지 나온 걸 보면. 물론 드라마는 볼 생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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